이상하게 수요일은 환자가 없다.
월요일은 주말에 못왔으니까 화요일은 월요일날 사람 많을까봐 못왔으니까 많이 오고
수요일은 월요일도 화요일도 왔던 사람들이 다시 약 받으러 올일이 없어서 안오나
수요일은 그저 새로 아프게 된 사람들만 오나보다.
그래서 약간의 짬이 생겨서 올리는 썰
설명하다보면 제가 아파서 알아요 라고 설명할때가 많다.
근데 말하다보면 난 참 여기저기 아팠던 곳이 많았다.
하다못해 고등학교때는 두통이 너무 심해서 밥먹듯이 야자를 빼먹었는데 울엄니 한번도 병원 안데려간 클라쓰~
어떻게 살아남았다.
1. 비염이 심하다.
어렸을때부터 킁킁거리고 코막히고 눈가렵고 귀도 가렵고 그런일들이 반복되었더랬다.
한번은 눈이 너무 가려워서 긁다가 그만 눈꼽이 낄정도로 결막염이 걸려버렸는데
연신내 KFC옆에 있던 안과 (지금은 없어졌겠지)에서
"더러운 손으로 비비면 결막염이 된다"며 안약만 처방해주셨다.
이비인후과도 가면 귀좀 그만 괴롭히라는 얘기만 했었는데
내가 좋아하는 그 A도로의 김이비인후과 (한여름에 난닝구 입고 진료하심<3) 선생님은 약도 발라주시고
주사도 놔주시고 증상 완화에 도움이 많이 되었음
알레르기 검사를 전공의 시절에 해보았는데 개털, 고양이털, 그리고 바퀴벌레가 나왔더랬다. (어렸을떄 어디서 자란걸까요.)
고양이가 제일 쎄게(?) 나와서 걱정했는데 다행히 고양이 키우면서 그렇게 격하게 반응이 나오지는 않아 역시 MAST test의 한계를 느끼게 된 지점이었다.
2. 각종(?) 피부염
건조한 피부/ 가려움증 생각해보면 나는 피부가 건조한편이었나보다. 몸이 아픈것도 아닌데 여기저기 가려워서 긁적거리고 스트레칭도 엄청하고 해도 잠을 못이룰때가 많았다. 아토피는 아니었으니 크게 뭘 바르거나 하지도 않았고 어렸을때 썼던 로션 크림들이 대게 지나치게 뤼치(!)해서 느낌이 싫기도 하고 덥기도 해서 안바른탓도 있었으리라.
내가 쉽게 건조하고 가려워지는 타입이란걸 알고 나서 밤에 잘때마다 가려움을 가라앉혀주는 약을 먹는데 세상 그렇게 좋을수가 없다.
제발 약 아끼지 말자. 지난 세월이 너무 무심하다. ㅠ
접촉성 피부염 고등학교때인가 스무살때인가 어느날부터 배꼽 주변이 너무 가려웠다. 진물이 날정도로 피부염이 심해지는 날도 있었고
그게 반복되니까 색이 검게 변하면서 피부도 두꺼워졌다. 하지만 용감한 나는 병원에 가지 않았고, 학교 다니면서 접촉성 피부염인거 알게됨 ㅋㅋ
(청바지 버클이나 허리띠에 있는 쇳대(브라스???)에 의한 피부염)
접촉성 피부염은 쇠에 대해서만 있는건 아니었다. 유난스러운 피부때문에 로션 잘못발라도 올라오고 귀걸이도 99% 실버에도 반응하고 가끔 14k 금붙이에도 반응하는 내 피부
귀걸이는 포기했다. ㅠ
한포진 중학교때 손바닥에 갑자기 불이나듯 가려웠다. 미친듯이 긁고 나면 물집이 올라왔고 그게 매해 봄가을에 반복되었다. 아빠가 마침 종로에서 일하시던때라 종로에서 뭔가 약을 사다주신듯한데, 결국 병원은 안감
나중에 시간이 지나고 보니 그것은 한포진이었다.
지금은 없지만 가끔 가려울때 있는거보면 그때 생각도 나고
참지못하고 긁어서 진물과 각종 염증을 만들어오는 아이들을 보면 그 아픔이 이해되기도 한다.
알레르기성피부(?) 뭐라고 딱히 카테고리를 만들긴 어려운데 피부가 굉장히 예민한 편이라 아침에 학교가는길에 얼굴 주변이 부어있는경우가 많았다.
아들도 그걸 닮아서 아침마다 눈이 붓는다던지 뺨이 약간 붉게 올라온다던지 하는데 제일 심할때는 아빠랑 부비적 거리고 놀고 나서...(??)
나는 주로 입주변이랑 목에 붉게 올라오는 경우가 많았는데 약간 예민해지긴 하지만 많이 가렵진 않아서 보통 그냥 두면 좋아졌었는데
생각해보니 그때마다 스테로이드 연고정도는 발라줬어도 좋았지 않았을까 싶긴하다.
원인은 경험상 습도와 온도의 변화
요즘도 건기에서 살짝 우기로 넘어가는 기후때문인지 습도가 살짝 높아지면서 가려움증이 급증(?)하고 있고 오늘 아침엔 오랜만에
목과 입 주변에 가려움증이 마구마구 올라오고 있다. ㅎㅎ
병이라는게 어느정도 일정 수준 이상의 증상들이 모여야 진단할 수 있는것 이기 때문에 나처럼 그냥 여기저기 아프고 불편하기만 하지
딱히 죽을것같은건 아닐때는 정말 의사도 뭐라고 진단해주기도 그렇고 약을 주기도 애매한 상태가 된다.
그런일이 반복되는 경우에는 환자도 포기하고 난 이런가보다 하고 살아가는 경우가 있는데
뭐 생각해보면 꼭 그렇게 살필요가 없기도 한게 아닌가 싶다.
얼마전에도 최근 몇년간 비염이 너무 심해져서 수술을 고려하시던 분이 오셨는데 비염약은 하나도 안쓰고 계셨다.
그래서 약 5일치 드리고 다시 뵈었는데 새세상을 만났다고 하셨다.
작은노력으로 생활에 변화를 줄수 있다면 도전해 볼만 한게 아닌가 (?) 싶다.
1편 끝;;
2편 예고 - 두통 부비동염 천식 통증
'If someone is sick' 카테고리의 다른 글
피부라는 장기 (0) | 2020.11.26 |
---|---|
어머니가 된다는 것은 (0) | 2020.05.09 |
당뇨는 결핵을, 결핵은 당뇨를 악화 시킨다 (0) | 2020.05.07 |
약한 고리가 되지 않기 위해 (0) | 2020.05.07 |
아프니까 환자다 1 : 아스피린과 천식,빈혈 (0) | 2019.02.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