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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2.07.12 우리는 지금 우영우의 이야기가 궁금하다!
posted by Dr.Arale 2022. 7. 12. 22:53

시작할때부터 아니, 시작도 하기전부터 이미 배우가 걱정하던 부분이다. 잘해도 못해도 여러사람들의 날카로운 시선이 꽂힐것이다.

그런데 이번엔 달랐다.
난 바로 우영우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자폐스펙트럼 장애의 당사자, 가족들과 전문가들이 한마디씩 거든다. 오늘은 심지어 그렇게 잘난 자폐 스펙트럼 장애환자 이야기에 가족들은 절망할거고 사람들은 더 환상을 가지게 될거라고 천재가 아닌, 즉 존재를 증명하지 못한 존재는 인정받지 못할거라고 했다.
물론 이전 기준 “자폐증”으로 보면 우영우는 꽤나 사회성도 있고 기능도 좋고 거기에 사람들이 모두 우러러보는 천재니까 너무 극단적인 환상의 이야기는 독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 수 있지
난 거기에 동의 할수 없어,
잠자리에 들기 전 급하게 글을 남겨본다.




1. 자폐증이 아니라 자폐 스펙트럼 장애야.

이전 진단기준에서는 자폐증은 아주 좁은 의미의 장애였다. 고전적 의미의 자폐증은 정말 환자였을수도 있지. 하지만 많은 의사들과 사람들이 점차 알게되었다. 정상과 중증 자폐인 사이에도 많은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자폐 스펙트럼 장애는 기존 아스퍼거등을 포함한 다양한 진단명을 포함했기 때문에 스펙트럼이란 단어를 굳이 쓴 것이다.


모든 특징이 동등한 강도로 나타나는 것도 아니고 모든 특징이 모두에게 나타나는 것도 아니다.  
특징적 증상이 있지만 사람마다 정도와 특징이 다르고 거기에 성격과 기질, 가족과의 관계, 사회적 경험까지 어우러져 전혀 다른 사람들의 모습으로 살아간다.  

그러니까 어떤 사람들은 고기능 자폐로 실제로 사회생활 하는데 지장이 없을수도 있다.
물론, 꼭 서울대 수석 졸업은 아닐지도 모르지만 그렇다고 그렇지 말란 법도 없지!
이 얘긴 좀있다가 다시 더할거임
3화에는 공부잘하는 우울증과 공부 잘하는 고기능 자폐와 많이들 알고 있는 자폐증 환자가 나온다.
영우는 판사와 검사가 자신과 피고의 자폐를 구별할 수 없다는데 놀란다.
형은? 공부 잘하는 친구가 사회성이 떨어지거나 우울증이 생기는건 용인이 되는데, 자폐성향이 있는건 용납이 안된다고 생각한다니. 그것도 덫이다.

모든 사람이 각기 다른 모습을 갖고 있다.
편견을 깨자는게 이 드라마의 취지야.




2. 사랑에 빠져야 예뻐 보이고, 한번 가까워지면 더 익숙해진다.

나는 동물을 좋아하는데 털이 복슬복슬한 강아지가 좋았다. 근데 어느날 치와와를 키우게 된거야. 별로였지만 같이 살면서 정도들고 정말 사랑에 빠지게 되었지. 그리곤 깨달았어 모든 강아지들은 다 예쁘다는 걸. 그건 사람도 마찬가지야.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아이들이 예뻐지고 존중하게 되고. 뉴스에 어린이집 사건이 나오면 모두 공분하게되는 바로 그 지점. 바로 그 마음이 생기는거야.
그건 겪어야하고 배워야한건데. 우린 아직 자폐스펙트럼이나 여타 발달장애인들과 함께 사는데 익숙하지 않아서 무섭고 그래서 우리는 3화에 나오는 피고인 보듯 그렇게 멀리서만 바라보고 있는건 아닌지.

물론, 발달 장애인들이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사회적 구조가 준비되지 않았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이긴 하지.
나도 그런 일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자 이 글을 쓰는 것이고.  

우영우는 예쁘고 귀여워 게다가 독창적이라 사건해결도 잘하지.
이런 매력적인 캐릭터를 사랑하게 되면 우리가 만나는 이웃들도 더 잘 이해할 수있게 될거라고 생각한다.
반향어를 하고 눈을 마주치지 못하는 이웃을 마냥 이상하게만 보지는 않게될 것이다.  

여기서 한걸음,한걸음 더 나가면,언젠가 현실판 우영우가 나와도 더 사랑하게 되지 않을까?

말아톤, 증인, 그것만이 내세상, 레인맨 등등.. 계속 나오면 달라질거야.



3. 여성 자폐 스펙트럼의 특징

많은 질환들이 남성 중심적으로 기술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여성이 호소하는 증상들은 “비특이적”이라고 말하고 그래서 병의 진단이 종종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의사와 연구자들이 모두 남자였던 시절의 연구결과들이 아직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여성주의적인 논점과 전혀 상관없이 질병이라는 것은 굉장히 주관적이고 경험적인것인데 남성중심의 질병사가 여성의 질환 생태를 파악하기 어려웠던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게다가 사회의 여성과 남성에 대한 편견까지 더해져 어떤 상태를 묘사하는데 왜곡되는 경우가 발생하게 되는 것이 아닐까. 여아의 과잉행동/집중력 장애는 진단이 늦어지거나 안되는 경우가 많다. 여아에서 나타나는 ADHD는 조용한 형태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은데 조용한걸 여자애라 그렇다고 생각하고 더이상 관심을 기울이지 않아서 라고 한다.
자폐스펙트럼 장애도 마찬가지다. 여아의 경우 말이 더 많고 사회성이 좋기 때문에 자폐성향이 있다고 하더라도 특별히 신경쓰지 않는다. 그냥 생활은 되니까 그래서 진단이 누락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실제로 많은 연구자들은 여성의 경우 자폐스펙트럼 장애가 있다고 하더라도 진단 받지 않고 살아가는 경우기 많을 것이라도 지적한다.
논문; The female autism phenotype and camouflaging


Sara hendrikx는 영국의 심리상담가로 본인이 학위를 마친후에 자신이 자폐성향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한다.
Sara Hendrikx in ANNE

성인이 되어서야 자폐성향을 알게된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은데 독특하다고 생각할 뿐 옮기는 병은 아니기 때문! .



4. 비슷한 친구 쉘던

미드 빅뱅 이론에 나오는 주인공 쉘던은 엄청난 천재로 나온다. 그를 많은 사람들이 불편해 하지만 주변에 있는 친구들도 그렇게 정상으로 보이진 않는다.
노벨상 타러간 쉘던이 친구들 불러새우며 했던 감사인사는 눈물을 부르기에 충분했다. 쉘던이 얼마나 이상했는지 모두 겪어왔기 때문일 것이다. 쉘던은 자폐 성향을 갖고 있다. 감각에 예민하고 루틴을 중요시하고 다른 사람의 감정을 읽는데 서툴다. 그렇게 특징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는 쉘던에게 극 내내 한번고 어떤 병명을 붙인적은 없었다. 어느날는 복장 터지게 만들지만 어느날은 또 예측 가능한 그의 행동이 웃음을 부른다.

똑똑함을 자신의 유일한 장점으로 알고 있던 쉘든이 똑똑함 말고 본인의 독특함으로 인정받고 사랑받고 관계를 쌓아나가는 과정에서 커뮤니티 안에서 소통하는 일원이 되는 과정이 보기 좋았다.

주인공에게 꼭 자폐 스펙트럼 장애 라는 딱지를 붙이지 않고도 주인공을 사랑하고 이해하게된 지점이 우리에게도 오길 바란다.
그래서 우린 이런 드라마를 더 경험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들의 블루스에서 다운 증후군 언니가 나온 두화를 보는 내내 울었다. 우리 모두는 이 이웃들과 함께 하고 싶은 욕구가 있다.
다르고 몰라서 감히 다가가지 못하는 이들에 대한 궁금증, 그리움, 사랑과 연민 같은 것들.
그런 마음이 시대정신으로 모여 우영우를 사랑하게 만든게 아닐까?

마지막으로 우영우을 너무 잘 연기해주시는 배우님 너무 고마워요.


은빈토끼 포레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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